GULF 이라크, OPEC에 ‘하루 600만 배럴 기준선’ 요구…증산 불발 땐 탈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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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산유국이자 창립 회원국인 이라크가 향후 원유 생산 쿼터를 산정할 때 하루 600만 배럴의 생산능력을 기준선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가 생산 쿼터 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 끝에 OPEC과 OPEC+를 탈퇴한 데 이어 이라크까지 이탈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산유국 협의체의 결속력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라크가 OPEC과 비OPEC 주요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의 생산능력 평가 과정에서 하루 600만 배럴을 자국의 기준 생산능력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쿼터 443만 배럴…이라크는 ‘600만 배럴 기준선’ 요구
이라크에 적용되는 9월과 10월 원유 생산 상한은 하루 443만1,000배럴이다. 이라크가 요구하는 하루 600만 배럴 기준선은 현재 생산 상한보다 약 157만 배럴 많은 규모다.
다만 이라크가 즉각 하루 600만 배럴을 생산할 수 있도록 쿼터를 올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OPEC+가 앞으로 국가별 생산 할당량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생산능력 자체를 600만 배럴로 인정해달라는 의미다.
문제는 실제 생산능력에 대한 평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라크의 지속 가능한 원유 생산능력을 하루 약 490만 배럴 수준으로 보고 있어, OPEC+가 이라크의 600만 배럴 기준선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이라크의 8월 실제 원유 생산량도 이란과의 분쟁 및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 차질 등의 영향으로 하루 평균 약 298만 배럴에 머문 것으로 추산됐다.
이라크, 이미 “쿼터 안 올리면 OPEC 탈퇴도 검토”
이라크가 생산 할당량에 불만을 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라크는 지난 6월 자국의 생산능력에 걸맞은 수준으로 OPEC 쿼터가 대폭 상향되지 않을 경우 탈퇴를 포함한 여러 선택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OPEC에서 두 번째로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국가이자 1960년 이란·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베네수엘라와 함께 OPEC을 창설한 5개 국가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이라크가 실제로 OPEC을 떠날 경우 단순한 회원국 감소를 넘어 조직의 상징성과 영향력에도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특히 UAE가 지난 5월 1일 OPEC과 OPEC+에서 공식 탈퇴한 상황이어서 이라크의 움직임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UAE 역시 원유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OPEC의 생산 할당량이 실제 생산능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해왔다. UAE는 탈퇴 후 독자적인 생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도 탈퇴 가능성 검토…OPEC 결속력 시험대
여기에 또 다른 OPEC 창립 회원국인 베네수엘라의 움직임도 변수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미국과 대규모 석유 개발 합의를 추진하는 가운데 OPEC 잔류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베네수엘라의 OPEC 탈퇴 가능성과 관련해 “그들이 결정할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최근 베네수엘라의 17개 대형 유전에 접근하는 대규모 석유 합의를 발표했다. 해당 유전에는 베네수엘라 확인 매장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원유가 포함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라크와 베네수엘라의 움직임이 실제 탈퇴로 이어질 경우 UAE 탈퇴 이후 OPEC의 결속력에 대한 우려는 한층 커질 수 있다.
현재 OPEC 회원국은 UAE의 탈퇴 이후 11개국으로 줄어든 상태다. 최근 수년 사이에는 인도네시아가 2016년 회원 자격을 다시 중단했고, 카타르가 2019년, 에콰도르가 2020년, 앙골라가 2024년 각각 탈퇴한 데 이어 UAE가 올해 5월 조직을 떠났다.
OPEC+, 회원국 실제 생산능력 전면 재평가
이라크의 이번 요구는 OPEC+가 2027년 이후 새로운 원유 생산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회원국들의 실제 생산능력을 재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OPEC+는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각 회원국이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원유 생산능력을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국가별 생산능력이 확대되거나 감소했음에도 기존 기준선이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제기돼 온 데 따른 것이다.
평가 결과는 향후 각 회원국의 생산 기준선과 쿼터를 결정하는 핵심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생산능력이 높게 인정되는 국가는 향후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만큼 회원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관련 생산능력 평가는 이달 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며, 이후 OPEC+ 산유국들이 결과를 검토해 오는 11월 말 장관회의에서 최종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OPEC+는 지난 6일 회의에서 10월 생산정책을 9월과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의 10월 생산 상한도 하루 443만1,000배럴로 유지된다.
이라크 “2030년 하루 1,000만 배럴 생산” 장기 목표
이라크는 OPEC 쿼터 확대 요구와 함께 자체적인 원유 생산능력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는 최근 정부의 2027~2030년 석유산업 전략을 검토하면서 오는 2030년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 약 1,000만 배럴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라크 정부는 쿠르디스탄 지역 유전의 생산 확대와 신규 탐사, 석유 수출 인프라 확충을 추진하는 한편 국제 석유기업의 투자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라크 정부는 이란과의 분쟁으로 인한 원유 수출 차질이 해소될 경우 생산능력을 우선 하루 500만 배럴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 OPEC과 협의하겠다는 방침도 밝힌 바 있다.
이라크가 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생산 확대 규모를 고려하면 OPEC의 현행 쿼터 체제가 유지될 경우 양측의 충돌은 불가피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향후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이 정상화될 경우 중동 산유국들의 생산 확대가 국제 원유시장에 다시 공급 증가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생산능력 평가와 이라크의 쿼터 협상이 OPEC+ 내부뿐 아니라 향후 국제유가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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